세계 최초 모바일제어 실내등 출시…30% 싼 가격에 전력 절감까지
국내 한 중소기업이 스마트폰으로 명암·색상 조절이 가능한 LED 조명을 업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며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내 조명문화를 바꾸겠다는 일념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박사 출신 4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메를로랩(대표 신소봉)이란 회사다. 창업멤버는 KAIST 정보통신 및 전기전자공학 박사 출신인 신소봉 대표를 비롯해 송용철 부사장, 최원재 CFO, 이상성 팀장, 조홍수 팀장으로 평균 10~15년 집적회로(IC) 개발 경력을 갖고 있다. 이들은 사물인터넷(IoT)과 조명 관련 기술을 연구했고, 그 결과 칩부터 완제품까지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신 대표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조명의 밝기와 색상을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조절하는데 한국에서는 유독 조명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LED로 색을 바꿀 수 있고 명암 조절도 가능했지만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보급이 안 돼 언제나 똑같은 색과 밝기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일정하게 밝은 조명을 사용하면 빛 공해로 인해 눈 피로도가 높아지고 전력 소모량이 많아 사용 기간도 짧다.
메를로랩이 선보인 스마트 조명 '메를로라이팅'은 실내에 설치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만 내려받아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사용 가능하다. 기존에 나와 있는 제품들은 수백만 원 이상을 들여 유무선 장비를 설치해야 했지만 메를로라이팅은 기존 소켓에 결합시켜 손쉽게 설치해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내려받은 앱을 켜고 손가락으로 게이지만 움직이면 자유자재로 조명의 색상과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 가령 메를로라이팅을 사용해 생체리듬에 따라 오전에는 흰색 계열로 맞춰 놓았다가 저녁에는 조도를 낮추고 노란색으로 바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어린 아이를 재우려고 할 때는 조도와 색상을 더욱 어둡게 할 수 있다.
신 대표는 "개발진은 LED 조명을 하루 종일 켜놓기에는 밝기가 너무 밝음에도 이를 조절하는 시스템이 부재해 빛 공해에 시달려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조명업체와 국내 대기업에서도 이와 유사한 제품을 내놓았지만 모바일 시스템이 아닌 조광기나 별도의 리모컨이 필요해 가격이 매우 비쌌고 색·밝기 조절도 단계별 선택만 가능했다. 국내 대기업에서 출시한 스마트 전구 역시 가격이 높아 시장성이 떨어졌다.
메를로랩은 특수 반도체칩을 독자적으로 개발한 덕에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도 색상·명암 조절이 가능한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칩을 개발하는 데만 직원들이 2년을 투자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조명을 미세한 밝기까지 실시간으로 조절하려면 그만큼 정교한 칩이 필요했다.
칩은 물론 LED 조명 완제품까지 모두 메를로랩이 직접 설계했다.
신 대표는 "처음 메를로랩이 칩을 개발하고 글로벌 대기업과 협업하기 위해 찾아갔지만 방식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고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발길을 돌려야 했다"며 "이후 칩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제품을 선보이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이후 완성품까지 개발해 시장에 선보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출시되는 LED 전구 가격은 기존 대기업 제품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며 거실이나 방에 사용하는 사각 형태의 LED 조명 역시 30~40%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
특히 일반 조명시장만 하더라도 연간 100억개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그 수요가 크고 LED 조명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건강을 지키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조명을 다양하게 활용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은 급속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메를로랩이 취득한 특허는 중국·미국 특허를 포함해 총 13건에 이른다.
기술력을 알아본 KB인베스트먼트, 원익투자파트너스 등 기관투자가 5곳으로부터 이미 30억원을 투자받았고 이달 30억원을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메를로랩은 향후 한국 시장을 발판 삼아 시장 규모가 크고 관련 인프라스트럭처가 잘 갖춰져 있는 유럽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매일경제 [김정범 기자]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1&oid=009&aid=0003763673
2016.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