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2017.05.07]조명 하나로 집안 모든 가전 제어 `스마트 전구`

  • 작성일 2021-11-23 16:14
  • 작성자 관리자

조명 하나로 집안 모든 가전 제어 `스마트 전구`

"마술이 아닙니다. 조명 하나로 집 안 가전 모두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스마트홈을 구현해주는 것이죠." 신소봉 메를로랩 대표는 자사가 개발한 '메를로 IoT(사물인터넷) 플랫폼(가칭)'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메를로랩은 최근 전구를 통해 TV, 냉장고, 에어컨 등 집 안에 설치된 여러 가전기기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본격 출시를 앞두고 있다. 메를로랩 본사 회의실에 들어서자 TV, 에어컨, 조명 등이 눈에 들어왔다.

 

신 대표가 메를로 IoT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전구를 소켓에 끼운 뒤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비서인 아마존 알렉사에 영어로 "알렉사, 턴 온 올(Alexa, turn on all·알렉사, 모든 가전기기를 작동시켜줘)"이라고 말하자 에어컨, TV, 전구, 백열등이 동시에 켜졌다. 신 대표는 "겉모습은 평범한 전구 같지만 이 전구엔 반도체 칩이 내장돼 있다"며 "전구를 허브(hub)로 삼아 집 안 모든 전자기기를 하나로 연결해줬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전했다.

 

메를로 IoT 플랫폼의 원리는 단순하다. 집 안의 TV, 냉장고, 에어컨 등은 '매개체'가 없이 서로 소통할 수 없다. 사용자가 일일이 집 안을 돌아다니면서 세탁기를 돌리고, TV를 켜고, 에어컨을 작동시켜야 한다. 메를로랩은 가전기기들을 서로 하나의 통신망에 연결해주면 이들을 한 번에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조명의 장점은 집 안 어디나 설치돼 있다는 점. 인터넷 무선공유기 등 통신장비와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두지 않는다. 잘 보이는 곳에 설치해야 방 안을 고르게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빛을 내려면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스마트 전구를 작동시키기 위해 별도의 전원 공급 장치가 없어도 된다는 게 큰 이점이다.

 

소비자는 메를로랩의 스마트 전구를 구입해 집 안에 설치한 뒤 집 안 전자기기의 모델을 메를로랩에 알려준다. 메를로랩 연구팀에서 가전기기별로 제어 코드를 만든 뒤 음성인식 AI 비서, 스마트 전구와 연동해준다. 이후 소비자는 음성인식 기능과 자신의 스마트기기(스마트폰, 태블릿PC)를 활용해 가전기기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가령 음성 명령을 받은 알렉사가 각 방의 스마트전구를 거쳐 해당 전자기기들에 무선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아직은 프로토 타입이라 알렉사를 활용하지만 한글을 지원하는 국내 통신사의 AI 비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전구 형태로 개발한 것은 미국 진출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미국은 한 가정에서 30~50개의 전구를 사용한다"며 "우리나라는 99㎡ 면적의 집 기준으로 넓적한 면 형태에 방등은 8~9개, 전구는 3~4개 정도가 쓰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전구 형태로 개발했지만 국내시장엔 방등 형태로 출시될 수 있다. 신 대표는 "전통적인 조명회사들의 수익이 크게 줄어들고 있고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도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스마트홈, Io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를로 IoT 플랫폼을 위해 개발한 스마트 전구는 프로토 타입 형태로 95% 정도 개발이 완료됐다"며 "안정화 작업 등이 마무리되는 대로 이르면 10월께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를로랩은 KAIST 출신 석·박사 4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벤처기업이다. 4명 모두 평균 10~15년 집적회로를 개발한 경력이 있다. 창업 초기엔 일반 조명을 판매했다. 여기서 얻은 수익을 바탕으로 스마트 전구를 개발하게 됐다.

 

신 대표는 "메를로랩은 반도체 개발을 해본 사람들이 모여 만든 기업이고 이들은 통신반도체를 상용화해본 경험도 있어 반도체에 대한 이해가 깊다"며 "일반적인 조명에 통신반도체를 접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개발한 전구를 사용하면 별다른 허브 장치 없이도 가전기기들을 서로 연결할 수 있다"며 "반도체 칩이 들어간 전구가 집 안 가전기기, 음성인식 비서와 무선 신호를 주고받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스마트홈 등 가정 내 IoT를 구현하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별다른 발전 없이 지지부진하던 상황이었다"며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처를 먼저 깔아준다면 가전기기를 여기에 연결했을 때 진정한 스마트홈을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폰에 여러 종류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사용하듯 조명이 스마트폰이라면 가전기기가 앱이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메를로랩이 개발한 기술에 '메를로 IoT 플랫폼'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메를로랩이 조명으로 네트워크망, 플랫폼을 만들어 제공하면 소비자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전자회사들의 가전제품을 설치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좋은 조명보단 IoT가 잘되는 조명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가전업체들이 우리가 조명을 통해 구축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소비자들에게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가전회사들을 만나 스마트홈을 위한 앱을 공동 개발하는 등 협업을 해보고 싶다"며 "국내 기업들과 함께 스마트홈으로 해외시장에 공동 진출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매일경제 [이영욱 기자]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1&oid=009&aid=0003936341
2017.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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